[ HaHaHa ]
엘리트들의 엽기 에티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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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10. 14. 11:15
얼마 전 암으로 투병해오신 아버지와 영원한 이별을 한 지인 K씨가 있습니다. 장례식장을
지켜줘서 고맙다며 밥을 사겠다고 해서 만났습니다. 침울해 있을 줄만 알았더니 밝은 표정
이더군요. 장례식장에서 생긴 에피소드까지 들려줄 정도로 말입니다. 오늘 얘기는 그 장례
식장에서 생긴 일로 시작합니다.
장례 이틀째 밤에 K씨의 직장 후배인 A씨가 문상을 왔답니다. A씨는 국내 명문대학 경영
학과 출신에다 국내 대기업을 거쳐 미국 MBA 코스까지 마치고 지난해 입사한 30대 중반.
유복한 가정에서 성장한데다 외모까지 훤칠한 노총각이어서 사내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고 합니다.
MBA 출신 장례식 예절을 몰라
“국화꽃을 상주에게 건네주다니”
문제는 A씨가 장례식장에서 어떻게 문상을 해야 하는지 몰랐다는 것입니다. 국화꽃 한 송
이를 화병에서 빼들고 가벼운 묵념을 한 그는 상주인 K씨에게 다가가 그 국화꽃을 건네 주
었다고 합니다. 당연히 영정 앞에 놓아야 할 국화꽃이 상주에게 오자 K씨와 동생들은 당황
해서 어쩔 줄 몰랐다고 합니다. K씨는 저와 만난 자리에서 “슬픔에 빠진 상주였지만 A씨
의 국화꽃을 받고 나서 당황스럽기도 하고 웃음이 터져나올 뻔 했다”면서 “혹시나 A씨가
무안해 할까봐 자연스럽게 국화를 받았다”고 털어놓더군요.
모든 행동을 할 때는 소위 TPO에 맞게 해야 한다는 얘기가 있죠. 아무리 사소한 행동거
지를 하더라도 Time(시간), Place(장소), Occasion(상황), 이 세가지 요소를 모두 고려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A씨의 행동은 장례식장이라는 `장소’와 문상의 관행을 따라야 할 `
상황’에 걸맞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죠.
고객사 사장 심야 업무전화에 부부싸움까지
또 다른 케이스가 있습니다. 헤드헌터 L씨는 요즘 고객사의 여성 사장으로부터 밤늦게 걸
려오는 업무성 전화로 곤욕을 치른 적이 있습니다. 그 여성 사장은 창업 몇 년 만에 업계에
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분이었다고 합니다.
어느 날 밤 11시를 넘어 걸려온 고객사 사장의 전화에 혹시 무슨 큰 일이 생겼나 싶었답니
다. 그랬더니 그 여성 사장은 며칠 전 L씨가 추천했던 후보자들의 품성과 능력에 대해 상
세히 설명을 해달라고 요구하더라는 것입니다. 물론 대낮엔 외부 영업 업무가 많아서 이
시간에 전화했다는 양해가 따라오기는 했지만 말입니다.
처음엔 그럴 수 있겠다 싶었답니다. 거래 관계상 `갑’의 위치에 있는, 그것도 사장이 직접
전화를 했는데 `을’ 입장에서 다소 당황스럽더라도 참아야 한다고 생각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런 일이 반복됐다는 것입니다. L씨의 집에선 부부싸움까지 났다고 합니
다.
이런 경우에는 고객사 사장의 `시도 때도 모르는’ 전화 매너에 일차적인 문제가 있겠지만
L씨 역시 그 다음날 그 고객사 사장에게 “사장님, 한 밤중에 전화 주신 바람에 집안에 큰
부부싸움 났어요”라면서 가벼운 전화를 한통이라도 하는 기지를 발휘할 필요가 있었다고
봅니다.
시간(Time)과 장소(Place) 상황(Occasion) 고려해 행동해야
이처럼 전화 에티켓을 지키지 못하는 직장인들이 간혹 있죠. 점심 시간에 밥을 먹고 있는
사람에게 전화를 한다든가 해외 출장지에서 새벽 잠에 빠져있을 사람에게 전화를 거는 일
은 분명 `시간’이라는 요소에 적합하지 않은 것입니다.
TPO를 고려하지 않는 행동은 면접장에서도 벌어집니다. 저희 회사의 추천으로 어느 정
보통신 기업 대표이사와 면접을 보러 간 한 후보자는 외국계 기업 영업 기획 부문에서 20
년 가까이 경력을 쌓아온 40대 중반의 남성이었습니다. 임원 면접을 잘 통과한 며칠 뒤 이
뤄진 대표이사 면접 과정에서 그 후보자는 입사 이후 업무 활동 계획서를 제출해달라는 요
청을 받았습니다.
대표이사 면접 때의 황당한 발언
이 요청에 대한 후보자의 답변이 문제가 됐습니다. “혹시 제가 계획서를 내더라도 채용되
지 않는다면 저는 계획서만을 만들어 귀사에 드리는 것 밖에 되지 않습니다”라고 입을 연
그는 “제가 탈락할 경우에는 계획서 작성에 대한 수수료를 주시기 바랍니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내심 그를 뽑을 생각을 갖고 있던 대표이사는 후보자의 이런 예상치 않은 발언에
놀라 생각을 바꿨다고 합니다.
위의 케이스에 등장하신 분들은 모두가 우수한 학력과 경력을 보유하신 분들입니다. 이
런 분들의 TPO를 망각한 엽기 에티켓은 자신의 가치를 떨어뜨립니다. 조금만 주의를 기
울이면 스스로의 가치가 높아집니다. 또 만나고 싶은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을 기
분 좋게 하기 때문이죠. 이번 추석 연휴중 많은 사람을 만나실 독자 여러분, 자신의 행동
과 타인의 행동을 유심히 살펴보고 평소 내 행동이 얼마나 TPO에 맞는지 이번 기회에 점
검해 봅시다.
지켜줘서 고맙다며 밥을 사겠다고 해서 만났습니다. 침울해 있을 줄만 알았더니 밝은 표정
이더군요. 장례식장에서 생긴 에피소드까지 들려줄 정도로 말입니다. 오늘 얘기는 그 장례
식장에서 생긴 일로 시작합니다.
장례 이틀째 밤에 K씨의 직장 후배인 A씨가 문상을 왔답니다. A씨는 국내 명문대학 경영
학과 출신에다 국내 대기업을 거쳐 미국 MBA 코스까지 마치고 지난해 입사한 30대 중반.
유복한 가정에서 성장한데다 외모까지 훤칠한 노총각이어서 사내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고 합니다.
MBA 출신 장례식 예절을 몰라
“국화꽃을 상주에게 건네주다니”
문제는 A씨가 장례식장에서 어떻게 문상을 해야 하는지 몰랐다는 것입니다. 국화꽃 한 송
이를 화병에서 빼들고 가벼운 묵념을 한 그는 상주인 K씨에게 다가가 그 국화꽃을 건네 주
었다고 합니다. 당연히 영정 앞에 놓아야 할 국화꽃이 상주에게 오자 K씨와 동생들은 당황
해서 어쩔 줄 몰랐다고 합니다. K씨는 저와 만난 자리에서 “슬픔에 빠진 상주였지만 A씨
의 국화꽃을 받고 나서 당황스럽기도 하고 웃음이 터져나올 뻔 했다”면서 “혹시나 A씨가
무안해 할까봐 자연스럽게 국화를 받았다”고 털어놓더군요.
모든 행동을 할 때는 소위 TPO에 맞게 해야 한다는 얘기가 있죠. 아무리 사소한 행동거
지를 하더라도 Time(시간), Place(장소), Occasion(상황), 이 세가지 요소를 모두 고려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A씨의 행동은 장례식장이라는 `장소’와 문상의 관행을 따라야 할 `
상황’에 걸맞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죠.
고객사 사장 심야 업무전화에 부부싸움까지
또 다른 케이스가 있습니다. 헤드헌터 L씨는 요즘 고객사의 여성 사장으로부터 밤늦게 걸
려오는 업무성 전화로 곤욕을 치른 적이 있습니다. 그 여성 사장은 창업 몇 년 만에 업계에
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분이었다고 합니다.
어느 날 밤 11시를 넘어 걸려온 고객사 사장의 전화에 혹시 무슨 큰 일이 생겼나 싶었답니
다. 그랬더니 그 여성 사장은 며칠 전 L씨가 추천했던 후보자들의 품성과 능력에 대해 상
세히 설명을 해달라고 요구하더라는 것입니다. 물론 대낮엔 외부 영업 업무가 많아서 이
시간에 전화했다는 양해가 따라오기는 했지만 말입니다.
처음엔 그럴 수 있겠다 싶었답니다. 거래 관계상 `갑’의 위치에 있는, 그것도 사장이 직접
전화를 했는데 `을’ 입장에서 다소 당황스럽더라도 참아야 한다고 생각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런 일이 반복됐다는 것입니다. L씨의 집에선 부부싸움까지 났다고 합니
다.
이런 경우에는 고객사 사장의 `시도 때도 모르는’ 전화 매너에 일차적인 문제가 있겠지만
L씨 역시 그 다음날 그 고객사 사장에게 “사장님, 한 밤중에 전화 주신 바람에 집안에 큰
부부싸움 났어요”라면서 가벼운 전화를 한통이라도 하는 기지를 발휘할 필요가 있었다고
봅니다.
시간(Time)과 장소(Place) 상황(Occasion) 고려해 행동해야
이처럼 전화 에티켓을 지키지 못하는 직장인들이 간혹 있죠. 점심 시간에 밥을 먹고 있는
사람에게 전화를 한다든가 해외 출장지에서 새벽 잠에 빠져있을 사람에게 전화를 거는 일
은 분명 `시간’이라는 요소에 적합하지 않은 것입니다.
TPO를 고려하지 않는 행동은 면접장에서도 벌어집니다. 저희 회사의 추천으로 어느 정
보통신 기업 대표이사와 면접을 보러 간 한 후보자는 외국계 기업 영업 기획 부문에서 20
년 가까이 경력을 쌓아온 40대 중반의 남성이었습니다. 임원 면접을 잘 통과한 며칠 뒤 이
뤄진 대표이사 면접 과정에서 그 후보자는 입사 이후 업무 활동 계획서를 제출해달라는 요
청을 받았습니다.
대표이사 면접 때의 황당한 발언
이 요청에 대한 후보자의 답변이 문제가 됐습니다. “혹시 제가 계획서를 내더라도 채용되
지 않는다면 저는 계획서만을 만들어 귀사에 드리는 것 밖에 되지 않습니다”라고 입을 연
그는 “제가 탈락할 경우에는 계획서 작성에 대한 수수료를 주시기 바랍니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내심 그를 뽑을 생각을 갖고 있던 대표이사는 후보자의 이런 예상치 않은 발언에
놀라 생각을 바꿨다고 합니다.
위의 케이스에 등장하신 분들은 모두가 우수한 학력과 경력을 보유하신 분들입니다. 이
런 분들의 TPO를 망각한 엽기 에티켓은 자신의 가치를 떨어뜨립니다. 조금만 주의를 기
울이면 스스로의 가치가 높아집니다. 또 만나고 싶은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을 기
분 좋게 하기 때문이죠. 이번 추석 연휴중 많은 사람을 만나실 독자 여러분, 자신의 행동
과 타인의 행동을 유심히 살펴보고 평소 내 행동이 얼마나 TPO에 맞는지 이번 기회에 점
검해 봅시다.